도서 수의 임상 신경해부학의 중요 핵심을 요약해 보고, 이 책을 쓴 집필가에 대해 소개하고, 제가 이 책을 읽고 느낀 실제 후기를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신경내과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도서 수의 임상 신경해부학의 요약
이 책은 신경내과에 관심 있는 수의사와 MRI 판독을 하는 영상 전문 수의사에게 꼭 필요한 도서라고 할 수 있다. 목차의 구성을 살펴보면 신경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부터 설명하는데, 신경은 기본적으로 중추신경계, 자율신경계 그리고 말초신경계로 이루어져 있다. 이후 신경질환의 유무를 알 수 있는 신경계검사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 신경계 검사를 통해 신경계 질환이 있는지, 만약 신경계 질환이 있다면 해부학적으로 병변의 위치가 어디인지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신경계 질환이 있는 게 확실하다면 머리, 목, 허리 등 어느 부위의 MRI를 촬영해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아주 중요한 내용이다. 이후 신경발생학, 신경조직학, 신경생리학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학의 기초를 다지는 내용이므로 한 번쯤 정독해 두면 좋다. 이후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에 대해 설명하는데 상위 신경과 하위신경에 대한 개념이 처음으로 서술되므로 잘 이해해 두어야 한다. 이후 신경반사에 대해 설명하는데 척수반사, 근육반사 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상위운동신경세포(upper motor neuron, UMN)와 하위운동신경세포(lower motor neuron, LMN)에 대한 개념을 설명한다. 다음 장에서는 감각계통에 대해 설명하는데 고유감각과 의식적 감각에 대한 개념을 소개한다. 특히 고유감각이 중요하다. 소뇌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그만큼 소뇌의 기능이 독립적이고 독특하기 때문이다. 소뇌와 연관성이 있는 전정계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언급하고 있다. 이후 12가지 뇌신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시각과 관련된 부분과 삼차신경이 임상을 하는 수의사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집필가 Christine Thomson과 Caroline Hahn의 소개
Christine Thomson 박사는 호주 멜버른 대학을 졸업 후 노스캐롤라이나 수의대에서 신경의학과 레지던트 과정을 보냈고, 이후 영국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대학에서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알래스카 대학의 수의학과에서 임상 신경 해부학 교수로 일했다. 정말 많은 나라에서 수의 신경 전문의로 활약했다. 이후 2019년부터는 Animal refferal hospital에서 일하고 있다. 주로 동물의 신경 생물학과 신경 세포 배양에 관한 논문을 저술하였는데, 그녀가 저술하거나 공동저자로 올라간 논문의 수는 40개 이상이다.
Caroline Hahn 박사는 말(equine) 신경전문의이다. 1991년 플로리다 수의과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Animal Health Trust에서 말 신경의학과 및 정형외과 인턴을 보냈다. 이후 퍼듀 대학교에서 1년 동안 대동물 레지던트로 일하다가 에든버러 대학교로 옮겨 말 신경학 레지던트 과정을 이수하였다. 이후 시드니 대학교에서 신경학 공부를 조금 더 하였다. 이후 유럽 수의 신경전문의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에든버러 대학에서 신경 해부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녀는 52개의 논문을 저술하였는데, 특히 말 신경학에 대한 논문이 많다. 그녀는 명실상부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말 신경학의 권위자이다.
실제 이 책을 읽은 후기
이쯤 되면 예상하셨겠지만 저는 원서로 보았습니다. 한글번역본은 처음에 입문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의역이 많고 실제 임상에서는 쓰이지 않는 용어들이 많으므로 되도록 원서를 구입할 것을 추천합니다. 책을 구매한 이유는 미국 수의 영상의학 전문의로 VCA animal hospital에서 재직 중이신 허진영 박사님께서 추천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MRI를 판독하려면 신경해부학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추천하신 책이 바로 수의 임상 신경해부학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부제에 나와 있어요. Clinical approach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 임상을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서술하였다는 것입니다. 경험이 적은 수의사에게 신경 질환은 매우 어렵고 난해할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느꼈어요. 하지만 꾸준히 신경질환을 가진 환자를 진료하고, 신경내과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쉽다고 느껴진답니다. 이건 저뿐만이 아니라 신경질환을 진료하는 많은 수의사 선생님들께서 공감하시는 부분입니다. 저는 수의 영상의학을 전공했지만 운이 좋게도 신경내과 진료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제가 주치의로 치료한 신경 질환을 가진 강아지와 고양이도 꽤 많았습니다. 신경질환이 처음에 어려운 이유는 생소한 내용이기 때문이며, 갈수록 쉽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선택할 수 있는 치료방법이 한정적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아직은 국내 여건상 뇌에 생긴 수막종과 뇌실-복강간 션트(Ventriculo-peritoneal shunt, VP shunt) 이외에는 뇌수술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척수의 수술도 디스크 탈출증 치료를 위한 추궁절제술(laminectomy) 이외에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수의학만큼, 수준 높은 치료를 원하는 자국민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니 수의 신경학 진료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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