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수의 마취학의 구성을 살펴보고 이 책의 필요성과 소장가치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또한 영상의학과에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마취 공부에 대해서도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교과서 수의 마취학의 구성
수의 마취에 대해서만 다룬 전공서로, 총 30장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불필요한 내용과 말, 돼지, 소와 같은 대동물의 마취에 대한 것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책 처음 부분에 마취의 개용와 환자의 평가와 준비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마취의 정의와 목적에 대해 소개하고 환자가 안전한 마취가 가능한지 평가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후 마취 전, 마취 후에 투여하는 약물에 대해 소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안전하게 마취 도입과 각성이 가능합니다. 다음으로는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는 국소마취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잘 알아두어야 합니다. 특히 개와 고양이에서의 국소마취를 따로 소개하고 있으니 잘 읽어두면 좋습니다. 이후 주사마취제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보통 강아지와 고양이에서의 주사마취제는 도입이라고 하는 부분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흡입마취와 흡입마취제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예전에는 주사마취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에는 흡입마취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흡입마취의 경우 삽관을 통해 마취를 유지하기 때문에 깊은 마취로 인한 자발호흡이 소실되었을 때 즉시 ambu bag을 짜거나 ventilator를 켜는 등의 응급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후 마취기, 모니터링기의 소개와 함께 마취 중 환자의 바이탈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나오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마취 시 호흡기계 혹은 심혈관계의 응급상황에 대한 내용이 나오며 책이 마무리됩니다.
이 책의 소장가치와 필요성
수의학과에서 마취에 대한 교과서를 구매하게 되면 대부분 이 책을 사는 것 같습니다. 책이 생각보다 작고 한글 번역본이 나와있기 때문이지요. 그런 점에서 이 책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국처럼 완벽한 분과 진료가 되지 않는 한국 동물병원의 특성상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가릴 것 없이 모두 마취에 대해 기본적인 내용은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전보다는 많이 분과 진료가 세분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마취는 모든 수의사들이 공통으로 알아야 하는 영역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마취 내용과 관련된 전공서적 하나쯤은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책이 초보자들을 위해 매우 쉽게만 서술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사실 입문자가 보기에는 수의 테크니션을 위한 마취학 관련 도서들이 더 좋습니다. 이후에 이 책을 읽는 것이 마취학 입문에 대한 장벽을 더 낮게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한글로 쓰인 책이기에 초보자에게 심리적인 장벽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이 책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전한 마취가 가능한 환자인가에 대한 판별입니다. 즉, 환자의 혈액 검사, 방사선 검사, 신체검사 등의 정보와 각 질병의 위험성들을 종합하여 마취의 위험성을 정확히 진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 책을 정독하고 이해하여 마취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높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상의학과가 반드시 알아야 할 마취
사실 영상의학 전공 수의사가 마취의 깊은 내용까지 알 필요는 없습니다. 강아지와 고양이에서의 영상의학에서 마취를 하게 되는 경우는 CT 혹은 MRI 촬영이 대부분입니다. 이외에 마취 후 초음파 유도하 생검을 종종 하기도 합니다. 사람은 앞서 말한 검사들을 할 때 마취가 필요 없습니다. 사람은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마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데 손을 흔들면서 찍으면 사진이 흔들려 나오는 것처럼, CT나 MRI를 촬영하는 동안 환자의 움직임이 있을 경우 영상이 흔들려서 판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경우 CT 촬영 때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10초간 내뱉지 말고 움직이지 마세요'라고 한 뒤 촬영이 진행되곤 합니다. 이렇게 숨을 참는 시간에 한계가 있었고, 숨을 들이마신 시간을 줄이기 위해 빨리 촬영되는 CT기계가 필요했습니다. 이와 같은 필요성에 따라 CT의 채널수가 증가하고 촬영 속도는 비약적으로 단축되었습니다. MRI도 비슷합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이렇게 의사소통을 통해 움직임을 통제할 수 없으므로 마취가 필수적으로 동반되므로 영상의학 전문 수의사에게도 마취는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수술을 받는 환자는 진통을 위해 깊은 마취가 동반되지만, CT나 MRI 촬영을 위해 마취하는 환자는 얕은 마취로 움직임만을 통제하므로 위험성이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환자의 신체 상태가 매우 안 좋은 경우에도 진단과 올바른 치료를 위해 CT나 MRI를 촬영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영상의학 전문 수의사도 마취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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