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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해부 길잡이"의 간략한 내용, 소장 가치, 수의 영상의학에서 해부의 중요성

by 더나은수의사 2023. 2. 26.

 

"개 해부 길잡이"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드리고, 이 책이 구매할 정도의 소장 가치가 있는지, 또한 수의 영상의학을 전공하는 관점에서 해부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개 해부 길잡이의 간략한 내용

제목에 적힌 그대로 강아지의 해부에 대해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서술한 전공서이다. 보통의 경우 수의학과 본과 1학년때 해부학을 처음 접하게 되며, 전국 모든 수의학과에서 공통적으로 이 전공서를 가지고 배운다. 이 책이 처음 기술하는 부분은 골학(oesteology), 즉 뼈가 어떻게 생겼고 각 부분의 이름은 무엇인지를 서술하고 있다. 처음에 골학을 먼저 배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해부라는 학문에서 내용이 가장 적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장 쉽다고 느낀다. 하지만 아무리 쉽다고 하더라도 처음으로 배우는 수의학 학문이기에 심리적인 장벽은 높을 수 있다. 골학을 전부 배우고 나면 그다음엔 근육의 해부에 대해서 배운다. 근육은 골학보다 내용이 더 많은데, 어렵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가 근육의 기시부와 부착점도 알아야 하고, 해당 근육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근육 해부 챕터 공부를 끝낸 후에는 혈관 해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혈관 해부도 근육 해부와 비슷한 이유로 어렵다. 큰 혈관에서 분지 되는 작은 혈관들의 이름을 모두 외워야 하고, 또 해당 혈관이 어느 장기에 혈액을 공급하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혈관은 동맥, 정맥, 그리고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암기해야 되는 양이 방대하다. 동맥에는 있는 부분이 정맥에는 없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다음 챕터에서는 흉강과 복강 장기들에 대해서 서술하는데 그나마 조금 쉬운 부분이다. 평소에 의학 드라마를 즐겨 보았다면 익숙한 이름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신경 해부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신경은 가장 생소할뿐더러 신경의 주행 경로, 신경의 기능, 비슷한 기능을 하는 다른 신경들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소장 가치

나에게 이 책을 돈을 주고 구매할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예 라고 답할 것이다. 임상 수의사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해부학은 자세하고 깊게 알수록 좋다. 내과에서는 혈관과 신경 해부에 대해서 특히 잘 알아두면 좋으며, 뼈와 근육 해부는 비교적 중요도가 낮다. 외과에서는 뼈와 근육의 부분을 특히 자세히 알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뒷다리 중에서도 대퇴골과 경골이다. 한국에서는 소형견을 주로 키우다 보니 가장 자주 접하는 정형질환이 슬개골 탈구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앞다리 골절도 자주 발생하므로 노뼈와 자뼈도 잘 알아두자. 복강 수술에서는 장기와 혈관의 해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중 실수로 큰 혈관들을 파열시킨다면 급성 출혈의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의 모양과 공급하는 혈관과 그 개수를 알아야 복강 장기에 종양이 생겼을 때 제거가 용이하다. 신경 해부는 주로 안면, 귀, 목 부분을 수술할 때 중요하다. 특히 귀 수술을 할 때 중요한데, 이 부분에 신경들이 많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신경을 손상시키면 귀 수술을 잘 마쳐도 소용이 없다. 영상의학과에서 서는 뼈, 혈관, 장기, 신경 부분이 중요하다. 뼈는 특히 방사선과 CT에서 중요한데, 골절 부분에서 특히 중요하다. 혈관은 간문맥단락증이나 동맥관개존증 같은 선천성 혈관질환을 진단할 때, 혈전을 진단할 때 중요하다. 장기의 해부 구조는 복부초음파와 CT를 사용한 진단을 내릴 때 중요하다. 영상의학과에서 수술의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폐는 총 6개의 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하나의 폐엽에만 종양이 발생했다면 수술적으로 제거가 가능하다고 진단을 내려줄 수 있다. 신경 해부는 MRI를 이용해 진단을 내릴 때 중요하다. 뇌의 해부학 구조와 그 기능들도 알아야 한다. 임상증상과 병변의 위치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무언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수의 영상의학에서 해부의 중요성

누군가 나보고 영상의학이 어떤 학문이냐고 물어본다면 철저한 조연의 학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영상의학은 내과와 외과를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음/다뇨의 증상을 보이는 10살의 강아지가 내원했다고 가정하자. 내과에서는 보호자와 문진을 통해 증상을 파악하고, 감별진단 목록을 작성할 것이다. 그리고 그 질환들을 구분하기 위해서 각종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이 필요할 것이다. 내과에서 이 환자를 복부초음파 스캔을 의뢰한다면 어떤 장기를 가장 신경써서 봐야 할까? 바로 간, 부신, 신장이다. 당뇨, 부신피질기능항진증, 만성신장질환이 있다면 다음/다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가 있다면 방사선에서 간의 크기가 커진 게 보이고, 초음파에서 간의 초음파상 음영이 밝게 보일 수 있다. 만약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 있다면 부신의 크기가 정상 강아지보다도 확연하게 커진 게 확인될 수 있다. 만성신장질환이 있다면 신장의 신우(renal pelvis)가 확장된 게 보일 수 있다. 이때 해부학이라는 학문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장기의 정상적인 위치, 크기, 음영도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혈관은 어디로 들어오고 어디로 나가는지, 질병이 있을 때는 어떠한 변화를 보이는지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영상전문의가 신우라는 해부학적 명칭을 모른다면, 신우가 확장되어 있다고 기술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해부는 수의학과 학생과 수의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기초 학문이므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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